12. 내가 읽은 좋은 시/2)시인의 대표시

11. 박두진 시/2. 묘지송

월정月靜 강대실 2024. 11. 29. 11:32

묘지송

박두진

북망이래도 금잔디 기름진데
동그만 무덤들 외롭지 않어이

무덤 속 어둠에 하이얀 촉수가 빛나리
향그런 주검의 내도 풍기리

살아서 설던 주검 죽었으매 이내 안 서럽고
언제 무덤 속 화안히 비춰줄 그런 태양만이 그리우리

금잔디 사이 할미꽃도 피었고 삐이 삐 배 뱃종 뱃종 멧새들도 우는데
봄볕 포근한 무덤에 주검들이 누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