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문병란 시 모음 // 9월의 시 등 33편|작성자 염생이
꽃씨
문병란
가을날
빈손에 받아 든 작은 꽃씨 한 알!
그 숱한 잎이며 꽃이며
찬란한 빛깔이 사라진 다음
오직 한 알의 작은 꽃씨 속에 모여든 가을.
빛나는 여름의 오후,
핏빛 꽃들의 몸부림이며
뜨거운 노을의 입김이 여물어
하나의 무게로 만져지는 것일까.
비애의 껍질을 모아 불태워버리면
갑자기 뜰이 넓어 가는 가을날
내 마음 어느 깊이에서도
고이 여물어 가는 빛나는 외로움!
오늘은 한 알의 꽃씨를 골라
기인 기다림의 창변에
화려한 어젯 날의 대화를 묻는다.
'12. 내가 읽은 좋은 시 > 2)시인의 대표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9. 조지훈 시 /2. 낙화 (0) | 2024.11.28 |
---|---|
9. 조지훈 시 /1. 조지훈 시 모음 25편 (1) | 2024.11.28 |
8. 문병란 시/8. 9월의 시 (0) | 2024.11.27 |
8. 문병란 시//8. 희망가 (0) | 2024.11.27 |
8. 문병란 시/7. 호수 (0) | 2024.11.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