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늘의 시
공은 생이다/ 월정 강대실 하늘 부끄러이 바라보지 않기로 합니다 물소리 실은 바람도 영을 넘어옵니다 먼 산자락 바람꽃 거기서 이울 듯 돈과 빛의 슬픈 집착도 사르기로 합니다 가느다란 숨결 운명같이 움켜쥐고 홀연히 눈귀 막고 가기로 합니다 까투리 비상하는 소리에 찢어지는 적막 마른 솔잎 하나 내려앉는 산정의 한나절.
공은 생이다 2/ 월정 강 대 실 벗님네 물어오면 잊었노라 말하리다 사랑이 찾아오면 오래 전 이라 보내리다 옹알이 앓던 제비꽃 빙긋빙긋 길섶에 웃고 공허한 산자락에 백설 난분분 들어도 호수를 쓰담는 실바람으로 산다 하리다 산봉우리 넘어가는 흰 구름 되어 간다 하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