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이별
姜 大 實
고독을 위함보다는
저리는 가슴 피가 돌기를
어둠을 사르는 빛살이기보다는
타다 남은 촛도막이라도 되어달라고
애증의 강가를 서성이며
꿈길에서도 한 번 잊지 못한
젊음의 긴긴 기다림의 뒤안길에
못내 갈림길로 들어서 버린
나만이 사랑했던 그대,
영원한 이별이여!
첫눈 소복한 밤거리도
천둥 몰아치는 한바탕 소낙비도
무너진 소망에 해어지는 가슴
감싸안을 수 없어라
핏빛 진한 아픔으로
이제는 망각으로 돌려야 할 시간
사랑도 미움도 십여 년 세월
하루 같은 간절한 기도까지도
사랑했기에 떠나보내야 할 때
결단코 가슴 아파하지 않으련다
서런 눈물도 보이지 않고
찬란히 솟아오른 해를 반기며
야위다 지는 달을 보내며
길섶 모진 풀잎으로 남아
오롯 들꽃의 노래 외쳐 부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