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늘의 시

나는 애꾸눈이

월정月靜 강대실 2023. 7. 30. 17:54

 

사진출처: 인터넷 이미지

 

나는 애꾸눈이/ 월정 강대실 
  
  
천근만근 걸음 산정에 오른다 
어느새, 몽환은 땀이 되어 
줄줄 벌 받을 때처럼 흘러내리고 
돌아서서 바라다보면 
아스라이 널린 아름다움의 무한 
세상은 살아갈 만 한 선계 
마음을 짓누르는 짐 벗어놓고 
해종일 산천경개에 안겨 호강하다 
따라나서는 긴 그림자 달고 
쾌재 부르며 하산한다 
한데, 삽작거리에 이르자 
두 눈뿌리에 화등잔을 켜 단듯

오늘따라 여기저기 눈에 띄는, 버려진
이웃의 온갖 아픔이란 아픔들 
아마 나는 애꾸눈이, 지금껏 
눈맛 마음맛 나는 것만 눈에 보였던.

 

(3-75. 제3시집 숲 속을 거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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