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늘의 시

생금밭

월정月靜 강대실 2023. 2. 23. 03:22

 

대밭<사진출처: 인터넷 담양이미지>

 

 

생금밭/ 월정 강대실

 

 

상골* 아들 부잣집 양반,

다랑논 부쳐서는 층층이 커가는 새끼들

지겟다리 장단에 초부타령 못 벗어난다고

 

여기저기서 하많은 새꺼리* 끌어대

언제든 대톱 하나로 뭉칫돈 캐내는 왕대밭

동네 들머리 신작로 가에 마련하셔

 

보람 반 꿈 반 생금밭 가꾸며

꼭두새벽 이슬을 쓸고

앞산 마루 솟는 달 바지게에 지고 드시니

 

촌로들 거친 입살이 밑거름 되어

세세연년 빼곡히 죽순이 솟아오르고

죽물꾼들 청죽 한 다발 베어 달라 줄을 서니

어섯눈을 뜨게 된 자식들

 

두 분 어르신 대꽃 되어 가시자

어느 결에 줄줄이 들어앉은 외지인 주춧돌

울창한 꿈의 생금발이 애처롭다.

 

 

* 상골: 작자의 고향 마을을 이름.

* 새꺼리: 옛날 흉년이 들었을 때 부잣집에서 쌀이나 곡식을

꾸어다 먹고 이듬해 농사를 지어 두배로 갚아주는

제도를 일컫는 전라도 방언.

 

대밭<사진출처: 인터넷 담양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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