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월산방心月山房에서 / 월정 강대실
오색 채운 휘둘린
호수마을 끄트머리
심월산방에 찾아들면
물 위에 둥둥 떠서 산다
툇마루에 앉으면
산도 나무도 떠 있고
하늘과 하늘을 훔치는
흰 구름도 둥둥 떠서 흐른다
눈길을 돌리면 어느새
앞집 용머리께 물이 차올라
댓돌 끝에서 찰랑댄다
물멀미가 나 벌떡 일어서면
비탈진 고샅길로 호수가
꾸역꾸역 걸어 들어와
앞산 중허리를 서붓 오른다
처제는 뱃전에서 푸성귀를 캐고
지아비는 북을 치다 신명이 나
어기영차 어기영차 노를 젓는다
날마다 뱃놀이로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