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게재 문집: 5. 18 40주년 기념시집
그 도시의 열흘
2. 발행인: 광주문협 시분과위원회
그날 밤의 총성 785/블, 시분과
타-앙! 탕, 타-앙!
한밤중 우리 아들들 누굴 위해 총을 쏘았나?
다시 오월이 되도 풀지 못한 그날 밤의 총성.
큰일 났다고, 시내가 온통 핏빛이라고
고객들 쌍심지선 전언에 서둘러 일 끝낸다.
난세엔 현금이 있어야 한다며, 전무님
골고루 나누어 준 돈 받아 쥐고 달려
대인동 터미널 막차에 간신히 오른다.
암굴 속 붙박여 길어만 지는 나날
전화도 차도 다 끊긴 고립무원의 섬 광주땅
신문 방송은 폭도들 난동이라 생거짓 나발 불고
갈수록 가슴 찔리는 방관자.
통사정해 탄 차 도동고개 못 넘겠다 가버리고
저리는 오금 뒤뚱뒤뚱 고개 너머
착검한 총 눈 부라리며 빠끔히 연 길 꿰어
솟구치는 분노 달래어 도청 앞에 이른다.
인해에 섞여 목 놓아 사자후 토하다
어느새, 날 저물고 가눌 수 없는 기력
갈길 멀고 끊긴 탕자, 유동 사무실 찾아든다.
밤은 깊고 아늑히 차오르는 해방 예감
가끔씩 바람이 셔터를 흔들고 인적기 없는데
난데없이 들려오는 총소리 세 방.
타-앙! 탕, 타-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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