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초리 / 월정 강대실
여명 첫 자락 잡고 동산에 오른다
동천 해맑은 강물에
뽑아도 뽑아도 잡풀 돋아나는 마음 씻고
바위 품고 내려오는 길
불현듯, 아버지 말씀 귓전에 맴돌아
회초리 꺾어 든다
귀때기가 새파란 두 녀석
요량 없이 잡답으로 끌고 나와
허겁지겁 가파른 고빗길 넘다 보니
언제고 되새길 수 있는 한마디
여태 심어 주지 못 했으니
어찌 두고두고 떳떳하달 수 있으랴
회초리 잘 보이는 데다 올려놓고
날면들면 바라보며 가슴속 담고 살다
어둠에 등 떠밀려 간다 싶으면
스스로 끄집어 내
제 종아리 후려치게 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