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산책

[스크랩] 2012 제7회 윤동주 상 수상자 발표

월정月靜 강대실 2012. 4. 27.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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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제7회 윤동주 문학대상 수상자

 

김용택 시인의「내가 살던 집터에서 마지막 기념 촬영」 외 4편

 

 

윤동주문학사상선양회와 계간<서시>(대표 박영우)가 주관하고 서울 종로구(구청장 김영종) 후

 

원, 윤동주의 문학정신을 기리기 위해 거행하는 2012 제7회 윤동주 문학대상 수상자로 김용택(64)

 

시인의 작품「내가 살던 집터에서 마지막 기념 촬영」외 4편이 선정되었다. 시상금은 1,000만원이

다.

 

한편 시상금 300만원이 주어지는 젊은작가상 부문에는 박성우(40) 시인의「어떤 통화」외 4편이

 

선정되었고 해외동포문학상 부문에는 이성애 소설「귀향」이 선정되었다.

 

윤동주민족상 부문에 윤홍근( (주)제너시스 회장이)이 윤동주평화상 부문에 곽덕훈(한국교육방

 

송공사 EBS 사장)이 윤동주예술상 부문에는 김종환(미래성형외과 원장)이 선정되었다.

 

한편 미주서시문학상에 정두현 이성애 계간 <서시> 시인문학상에 정운산의 시 “벚꽃 길 여심” 외

 

2편 최원국의 수필 “배려의 기쁨” 외1편 이영진의 시가 당선되었다.

 

심사위원은 유안진 신달자 도종환 이영섭(시인), 임헌영 김우종 유성호(평론가) 박영우 대표이다.

 

시상식은 오는 6월 2일 오후 18시 윤동주 시인의 언덕에서 갖게 된다

 

시상식 당일 오전 10시 올해 윤동주상 수상자와 함께 걷는 인사동에서 - 윤동주 시인의 언덕까지

 

문학둘레길 걷기대회에는 1,000여명의 시민들이 함께 동참 할 예정이다. 특히 이날은 일본 윤동주

 

시인을 사랑하는 일본시민 30여명이 참석하여 <한.일 윤동주 문화의 밤>도 함께 열게 된다.

 

윤동주문학사상선양회 계간<서시>가 윤동주의 문학정신을 기리기 위해 윤동주상을 제정하여 제1

 

회 이재무, 제2회 안도현, 제3회 박라연 4회 공광규 5회 도종환 6회 함민복 시인이 수상하였다.

 

[김용택 수상작]

<내가 살던 집터에서 마지막 기념 촬영>외 4편

                                                                           김용택 

논두렁콩이 잘되었다.

구멍이 숭숭 뚫린 런닝구, 어머니의 살은 콩알처럼 햇볕에 탄다.

콩은 낫으로 베지 않고 호미로 꺾는다.

뿌리 채 뽑히기도 해서 흙을 탈탈 털며 헨드 폰을 받는다.

응, 응, 응, 그래 잘 있다. 너는? 올해는 콩들이 다닥다닥 붙었구나.

그래, 한 달이 크면 한 달이 작기 마련이다.

올라 갈 때가 있으면 내려 갈 때가 있지.

말은 그렇게 하지만, 어머니, 그 건 이제 야생 감나무에게도 해당되지 않은 옛말입니다.

나는 다달이 작고, 넘을 고개는 오를수록 까마득하게 가파르기만 합니다.

내년이 있어서, 농사꾼들은 그래도 그 말을 믿고 산단다.

퇴근 할 때 붓꽃을 꺾어 들고 강 길을 걸었다.

아내는 강 건너 밭둑에서 나물을 뜯고

아이들은 보리밭 메는 할머니 곁에서

강 건너온 흰 나비를 쫒고 놀았다.

아내는 할 말이 많은 날은 오래오래 고개를 들지 않았다.

저문 산을 머리에 이고 징검다리를 건너면

강물에 어른거리는

햇볕에 이마에 따갑다는 것을

아내도 알게 되었다. 바짝 매 마른 입술,

하냔 수건을 쓰고 아내가 마당에 앉아 콩을 털 때쯤이면

마른 감잎들이 마당 구석으로 끌려갔다. 아이들은 달아나는 콩을 줍고

어머니는 강 건너 밭에서 콩을 가져왔다.

뒤틀린 마른 콩깍지 끝에서 불꽃이 일고 콩깍지가 터지면서 다시 뒤틀리고

한쪽 얼굴이이 까맣게 탄 콩이 튀어 부엌바닥으로 떨어졌다.

강변에서는 찔레 꽃 붉은 열매가 익는다. 콩이 많이 열기도 했구나.

올해도 빈 콩깍지 같이 빈 집 몇 체가 저절로 폭삭 내려앉으며,

뿌옇게 먼지를 일으키고 마을에서 사라졌다. 집이 사라지니,

저 쪽 들길이 문득 나타나 텅 비는구나.

허망하다.

벌레 먹은 콩잎, 그 구멍으로 햇살이 새어 들고,

구멍이 숭숭 뚫린 런닝구 사이로 어머니의 살을 지금도 붉게 탄다.

우리 집 바로 뒤 당숙모네 집은 이제 영원히 사라졌다.

 

<그해 여름>

                                                      김용택

 

공중에서 제비들이 사라진지 오래 되었다.

그 해 여름 매미는 일생이 비였고

날지 못한 하루살이도 일생이 비였다.

기가 막힌 숲은 비를 받아 내리며 우울한 나날을 보냈다.

산딸기들은 단내를 잃은 체 젖은 얼굴로 땅에 떨어졌다.

다리 젖은 개미들은 긴 여행의 집을 수리하지 못했다.

귀뚜라미들은 음유를 잃고

나의 방 창호지 문에 들이친 비가

방으로 들어오려는 순간의 달빛을,

문밖에 세워두었다. 문이 무거워졌다.

강기슭의 방에 갇혀 있던 나의 시는

풀잎을 타고 떠내려 오는 어린 초록 메뚜기 손을 잡고

가까스로 나룻배의 무거운 손님이 되었다.

팅팅 부은 달팽이들의 퀭한 분노의 눈빛들

술꾼들에게 쫓겨 나 처마 밑에 누운 수척한 우산 속의 빗줄기들,

어머니는 기둥 끝에 닿은 강물을 피해 캄캄한 밤 집을 떠났다가

강물이 잠깐 물러가면 젖은 빨래들을 짜며 귀가 했다.

행적이 묘연한 이상한 지구의 그해 여름

비. 비가 새는 집, 이 모든 것들은 제 몸에 실은 범람한 강물은

내 친구의 집 마당을 지나 안 방 현관으로 들어가 신발을 가져갔다.

맨발로 물 쓴 고추를 따러 간다.

농부들의 발이 굼벵이처럼 땅속에 묻힌다.

어둔 땅속에서

칠년을 기다렸다가 일주일을 살다 간

날게 젖은 매미들은 일생이 비였다.

출처 : 윤동주문학사상선양회(윤동주기념사업회)
글쓴이 : 동주사랑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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