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늘의 시

체증약

월정月靜 강대실 2026. 5. 25. 07:01

(사진: 인터넷 이미지)

 

체증약

 

월정 강대실 

 

 

검불그스름하고 쥐눈이콩만 한

부모님이 넣어 둔 부적인 양 항상 약상을 지켰던

불편한 속이 몇 알 먹으면 씻은 듯 개운해지던

 

토끼 눈망울 같은 손자가 방학해 찾아와

며칠 더 할애비랑 놀겠다고 떨어졌다

꼭 두 잠을 자고 난 누에처럼, 게걸스레 먹더니

한밤중 뱃속이 돨돨해 보채댄다

 

놀란 갈큇살 같은 손 연신 배를 쓸어 주다

번쩍 떠오른 그 똥그란 환약

사립 앞 꺼멍이 마냥 든든히 식구들을 지켰으나

언제인가 종적도 모르게 사라진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어린 것의 고통

여태 아버지 어머니 지혜의 분깃 못 이어받은

이내 불성실의 탓이라 생각하니

타는 가슴, 회한의 기인 한숨이 줄을 잇는다.

(초2-803)

'1. 오늘의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텃밭  (0) 2026.06.02
원율 당산할아범  (0) 2026.05.25
첫봄 풍경  (0) 2026.05.22
그림자  (0) 2026.05.18
시(詩)의 눈  (0) 2026.05.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