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내가 읽은 좋은 시/2)시인의 대표시

19. 서정주 시/ 16. 선덕여왕의 말씀

월정月靜 강대실 2025. 2. 3. 22:18

선덕여왕의 말씀

 

 

짐朕의 무덤은 푸른 영嶺위의 욕계 제이천第二天

피 예 있으니, 피 예 있으니, 어쩔 수 없이

구름 엉기고, 비 터 잡는 데- 그런 하늘 속.

 

피 예 있으니, 피 예 있으니,

너무들 인색치 말고

있는 사람은 병약자한테 시량柴糧도 더러 노느고

홀어미 홀아비들도 더러 찾아 위로코,

첨성대瞻星臺 위엔 첨성대 위엔 그중 실한 사내를 놔라.

 

살肉體의 일로써 살의 일로써 미친 사내에게는

살닿는 것 중 그중 빛나는 황금 팔찌를 그 가슴 위에,

그래도 그 어지러운 불이 다 스러지지 않거든

다스리는 노래는 바다 넘어서 하늘 끝까지.

 

하지만 사랑이거든

그것이 참말로 사랑이거든

서라벌 천년의 지혜가 가꾼

국법國法보다도 국법의 불보다도

늘 항상 더 타고 있어라.

 

짐의 무덤은 푸른 영 위의 욕계 제이천

피 예 있으니, 피 예 있으니, 어쩔 수 없이

구름 엉기고, 비 터 잡는 데- 그런 하늘 속.

 

내 못 떠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