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내가 읽은 좋은 시/2)시인의 대표시

5. 김춘수 시/ 3. 네가 가던 그 날은

월정月靜 강대실 2024. 11. 23. 07:15

네가 가던 그 날은

김춘수

네가 가던 그 날은
나의 가슴이
가녀린 풀잎처럼 설레이었다

하늘은 그린 듯이 더욱 푸르고
네가 가던 그 날은
가을이 가지 끝에 울고 있었다

구름이 졸고 있는
산마루에
단풍잎 발갛게 타며 있었다

네가 가던 그 날은
나의 가슴이
부질없는 눈물에
젖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