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바우 시장2 / 월정 강대실
몸조심할 양으로 순댓국 집 담 쌓다가
간만에 북적이는 틈새에 발붙인다.
필리핀 며느리 얻어 열 손자 본 리어카상
돈 번다고 맨날 늦더니 회사 사장과 눈 맞아
살림은 부엌 드난꾼 같은 아내 버리고
부모님 산소가에 움막 친 북악산 노 박사
망령 든 노모 백수에 쌀 백 가마 나눈 방앗간
못 먹고 헐벗고 자린고비로 모은 쇠푼에
정부 융자금 보태 얼기설기 지은 집
화마에 폭삭하여 죽을상 된 꺽다리 양반
단돈 이 천 원에 고기국에 밥 파는 할매집
노점상 곗돈이랑 사방 일숫돈 싹둑 베먹고
밤보따리 싼 푸줏간 도씨 소문이 쑥덕인다.
웃음과 눈물이 범벅 되어 질척인 장바닥
파장 막걸리에 취해 절뚝인다.
(2-35. 먼 산자락 바람꽃)
말바우 시장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