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길/ 월정 강대실
공원 초입 외따로이 선 모과나무
할 일 없이 그냥 우두커니, 먼 산만
바라보고 사는 줄 알았습니다.
철이 되면 늘 그랬듯
잎과 꽃 피우고
열매 매다는 줄로 알았습니다.
지명知命 고갯마루 턱
훌쩍 올라앉아 종용히
뒤를 돌아보다 알았습니다.
삼시선三時禪으로
빛과 어둠 비와 바람 견디며
잎도 꽃도 열매도 맺고
동안거 하안거 부단히 마음공부 하여
눈에 안 띄게 조금씩 조금씩
오늘도 하늘길 오르고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