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말
많은 생각 속에 살았습니다.
온갖 부질없는 생각에 마음 잡혀
바닥으로 내려가는 길은 보지 못하고
아까운 세월만 허송해 왔습니다.
그 부스러기 가득 찬 곡간을 치웁니다.
겉흙이나 글쩍거리는 삽질 뒷것들이라
망설이다가 욕이 금이 될 수 있다는
주제넘은 욕심에 다시 한 권 시집으로 묶었습니다.
그리고 이웃의 많은 사람들과 한 권씩 나누고 싶습니다.
돌이켜보면 지나온 길은 들판의 풀처럼
머리 내민 회한뿐이고 아직도
가야할 길은 가마득한데,
어느새 뒤 따라오는 그림자가 기다랗습니다.
이제, 한 다락 더 넓고 깊게
마음밭 일구어 하늘과 땅을 읽는 눈도 뜨고
새 창고에는 차곡차곡 알곡을 쌓으렵니다.
2011년 初秋 月靜堂에서
강 대 실 배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