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늘의 시

동네 밥잔치

월정月靜 강대실 2022. 10. 5. 11:20

(사진출처: 인터넷 이미지)

 

동네 밥잔치/ 월정 강대실

 

 

기세가 시퍼런 설한에 두 발 꽁꽁 묶이어

아랫목 요 밑에 발 뻗고 앉아

건성건성 책장 넘기며 詩 만나다가

 

사립 앞 눈이라도 치우고

밥값 하자는 생각에 온몸 싸매고 나가니

풍겨 오는 콩나물밥 익는 냄새

 

코를 앞세우고 졸래졸래 따라 들자

회당 가득 희색이 만면한 일촌 식구들

어서 오라며 보내는 소의 눈빛

 

어울려 그림책도 보고 운동도 하자고

동네 밥잔치 벌인다고

부지런한 사람만이 찾아 먹을 수 있다고

 

겸연쩍은 마음, 틈새에 끼여 앉아

양념장에 고봉밥 한 그릇 뚝딱 해치운다.

2-737/2014.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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