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도리 구계등에서/ 월정 강대실
억겁을 매를 맞아
둥굴둥굴 만월보살 닮은 얼굴
오늘도 매를 벌고 있다
즐비하니 맨몸 맞대고 앉아
하루에도 수천수만 번
처얼썩 철썩 득도의 물매 받는다
몽돌밭 들어서다, 여태
모난 말의 뼈 마저 발라내지 못한 나
화끈 달아오르는 부끄러움
한 발짝도 달싹 못하고
밤톨만 한 돌멩이 하나 집어 들고
우두망찰 먼 섬 바라보다
고개를 떨구고 돌아서 나오자
귓속을 들락이는 바람 소리
앙가슴 지르는 물매 소리
종아리에 떨어지는 아버지 회초리 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