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잎 쑥잎/ 월정 강대실 강변에 누운 쑥대에서도 어머니 무덤가 쑥잎에서도 그윽한 쑥 냄새 나요. 기다리다 기다리다 밥이 되었던 쑥이여 끝끝내 그리움 부르는 못 잊을 쑥잎이여 보면은 왠지 서글퍼져요 가슴에 스미는 어머니 살내음 자꾸만 자꾸만 눈물이 나요 제2시집/ 2-40 오늘의 시 2024.11.14
호박넝쿨 호박넝쿨/월정 강대실 짙푸른 열불 도르르 말아 쥐고계절의 섶 성큼성큼 오르다기다림 피어난 자리번지레히 맺힌 보람품다가 품다가 헐거워지는 한뉘. 초2-900 오늘의 시 2024.11.14
가을의 애수 가을의 애수哀愁 / 월정 강대실 가을은 아파하지 말자무심결에도 회한의 탄식일랑은 꼭 하지 말자몇 번이고 마음을 다져 먹는다. 들풀 우부룩한 풀숲에 묻혀서도그윽이 쑥 냄새 풍기는 곰삭은 쑥대처럼이내 계절도 아무 향이든 하나는 품기 원했지 갈급한 나의 바람은 잘게 깨어진 거울 조각 여직 한 번 가슴을 뜨겁게 한 적 없는열매보다는 가지만 우부룩한 무화과나무 같은 정열을 잃은 해 허겁지겁 종심의 강 건너는가을의 길목 갈꽃 나부끼는 강둑에 서자내안에 그득히 쌓여 드는 공허함 뒤 돌아보며 흘깃 눈길 하늘에 이르자밀물처럼 밀려드는 부끄러움갈한 심신을 얼러 마음의 고삐 바투 잡는다. 초2-840 오늘의 시 2024.11.14
다시 너를 다시 너를 /월정 강대실손사래 향한 헤픈 미소로바람처럼 돌아선 너, 눈길은 하냥 뒤를 쫓지만달랑 빈 깡통처럼 남겨두고산모롱이 돌아서 사라졌다가눌 길 없는 허전함, 개울가 검바위를 찾는다잔바람에 꽃잎 하르르 날리는 오후의 적막한 신작로 너머 가슴 숭숭한 산 어슬렁이다 멧부리 위 두둥실 흰 구름 멀거니 바라보며 흐르다가 여직 잠 깨지 않아 앙상한 가지 많은 은행나무 붙들고 또 한 겹 고독의 더깨 쌓으며앞산 붉어질 날 기다린다.(제3시집 숲 속을 거닐다.) 오늘의 시 2024.1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