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너를 /월정 강대실
손사래 향한 헤픈 미소로
바람처럼 돌아선 너,
눈길은 하냥 뒤를 쫓지만
달랑 빈 깡통처럼 남겨두고
산모롱이 돌아서 사라졌다
가눌 길 없는 허전함,
개울가 검바위를 찾는다
잔바람에 꽃잎 하르르 날리는
오후의 적막한 신작로 너머
가슴 숭숭한 산 어슬렁이다
멧부리 위 두둥실 흰 구름
멀거니 바라보며 흐르다가
여직 잠 깨지 않아 앙상한
가지 많은 은행나무 붙들고
또 한 겹 고독의 더깨 쌓으며
앞산 붉어질 날 기다린다.
(제3시집 숲 속을 거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