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

가을의 애수

월정月靜 강대실 2024. 11. 14. 09:03

(사진: 인터넷 이미지)

 

가을의 애수哀愁 / 월정 강대실

 

가을은 아파하지 말자

무심결에도 회한의 탄식일랑은 꼭 하지 말자
몇 번이고 마음을 다져 먹는다.

 

들풀 우부룩한 풀숲에 묻혀서도
그윽이 쑥 냄새 풍기는 곰삭은 쑥대처럼
이내 계절도 아무 향이든 하나는 품기 원했지

 

갈급한 나의 바람은 잘게 깨어진 거울 조각  
여직 한 번 가슴을 뜨겁게 한 적 없는
열매보다는 가지만 우부룩한 무화과나무 같은

 

정열을 잃은 해 허겁지겁 종심의  건너는
가을의 길목 갈꽃 나부끼는 강둑에 서자
내안에 그득히 쌓여 드는 공허함

 

 돌아보며 흘깃 눈길 하늘에 이르자
밀물처럼 밀려드는 부끄러움
갈한 심신을 얼러 마음의 고삐 바투 잡는다. 

2-840

'오늘의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쑥잎  (1) 2024.11.14
호박넝쿨  (0) 2024.11.14
다시 너를  (0) 2024.11.14
가을 나그네  (0) 2024.11.13
바람의 행로  (0) 2024.1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