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감無感/월정 강대실
봄꽃 흐드러진 꽃길 걸어도
마음속 화단에 장미꽃 꽃눈 하나 띄지 않고
뙈기밭에 번진 쑥 뿌릴 파내도
마음속 텃밭에 잡풀 짓어 나는
생의 무감이여!
들 가운데 갈기 세운 바람이 되고
이 산 저 산의 선바위 되어, 심곡이
신비의 바닷길처럼 열리길 바랐으나
노루목만큼도 트이지 않는
어두침침한 계절이여!
새들 대숲에 드는 해거름이다
처마 끝 장명등 밝힐 저물녘이다.
2013. 4.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