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

산밭2

월정月靜 강대실 2024. 5. 24. 09:52

(사진: 인터넷 이미지)

 

산밭2 /월정 강 대 실



몇 해 전 가을 끄트머리 
포르르!, 한 양반이 날아들더니
호들갑 떨며 토주 행세 부리더구먼
구린내가 몰큰몰큰 풍겼으나 
어련히 알아 하겠지 싶어
못 본 척 납작 엎드려 있었지
그런데, 팔도 유랑 길에라도 올랐는지
그 후로는 도통 그림자도 안 비치니...
꼭 삿갓 같은 사람 이라며
찔레나무 사방에서 지경을 넘어들고 
산딸기나무 가운데다 진 치고 
칡넝쿨 온 밭을 횡행활보하니…… 
구시렁대다  흠칫 말허리 꺾는, 산밭
씁쓰레한 낯꼴 눈앞에 아른거리는지
시르르 밭귀퉁이 눈 둘러보며 
마음 질질 끌고 도망치는 새 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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