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밭3 / 월정 강 대 실
어머니 빈손 길 떠나실 때
이거라도 받아 두거라 하시어
유산으로 물려받은 농골* 산밭 한 뙈기
잘 지킬 맘에 내 이름으로 돌려놓고는
여태껏 부치지 못해 죄만 같은데
먼저 가신 아버지 검은깨 말로 털고
미영 참 잘되던 개똥밭이
살피도 놓치고 묵정밭 됐다고
안타까워하시는 모습 눈에 선해
틈틈이 배롱나무 심고 가꾸어
선대님 산소에랑 옮겨 심을 맘으로
덤부렝이 걷어치운다
매부리 같은 가시 한 판 붙어 보자는 듯
냅다 옷과 온몸 할퀴어대고
댕돌같은 아내 여기저기 생채기 보이며
기껏 해서 이깟 밭이였냐는 찬웃음
된불 되어 가슴 꿰뚫어도
흙냄새에 묻은 두 분 향기 힘 솟친다.
*농골: 담양군 용면 쌍태리 상월부락 서쪽 골짜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