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

걸레

월정月靜 강대실 2024. 5. 23. 21:29

 

                            (사진: 인터넷 이미지)

 

걸레/ 월정 강대실



닦아 드리고 싶습니다
이를 앙다물고 참다가도
혀끝 불쑥 튀어나오는 날 선 말씨며
치미는 부아 주체하지 못하여 
연거푸 냉수 사발 들이키는 입술과
차마 드러내지 못하여
울화로 커 가는 근심 걱정까지도 
깨끗이 닦아 드리고 싶습니다.
턱 밑에서는 할 말을 잊었다가 
돌아서서 뒤통수에 주먹질하는 심보며
외로움에 잠 못 들고 방황하는
길고 긴 계절의 얄미운 그리움과
아직도 터덕거리는 여정  
길을 찾다 지끈지끈한 머릿속도 
말끔히 닦아 드리고 싶습니다.
닦아, 새로이 열린 해맑은 세상 
해와 달이 다 닳도록 살으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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