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초꽃/ 월정 강대실
청청하늘에서
날벼락이라도 내리치던가요
한 돌기 연륜 채 감지 못한
서른아홉 젊으나젊은 나이에
고샅길 뒹구는 땡감처럼
꼭두새벽에 뚝 떨어지더니
두 눈 다 못 감고 황망히
망초꽃 흐드러진 길로 떠난 형이여!
못 잊어셨나요, 남긴 떡잎 둘
해마다 그맘때 두견이 울어대면
풀빛 짙은 들길 하얗게 서성이다
무덤가에 발돋움하고 서서
동구 밖 먼 신작로 바라 보다
곰삭은 그리움에 스러지는
서녘 놀 붉게 타오를수록
마음속 서러움 우러나는 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