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읽은 좋은 시14
나그네/박목월
강나루 건너서
밀밭 길을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길은 외줄기
南道 삼백리
술 익는 마을마다
타는 저녁놀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작자는 이 시의 주제적 모티프(motif)가 “구름에 달가듯이 가는 나그네”에 있다고 말하였다. 그 제목이 다 주제적 모티프가 되는 ‘나그네’는 바람과 함께 떠도는 절망과 체념의 모습이기도 하다. 고향을 떠나 낯선 땅을 떠도는, 무엇인가 송두리째 잃은 듯한 상실감으로 허전해진 모습을 ‘나그네’에서 상기할 수가 있다.
제1연의 “강나루 건너서 밀밭길을”은 작자가 태어나서 자란 농촌 풍경이나, 우리 모두가 보아온 보편화된 풍경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곳을 찾아들거나 떠나가는 ‘나그네’의 발걸음은 ‘구름에 달가듯이’ 간다. 이 때 ‘달’의 발걸음은 반드시 밝고 경쾌하지만은 않다. 오히려 외롭고 쓸쓸하고 애상적이기까지 하다.
제3연의 “길은 외줄기 남도삼백리”에서 ‘삼백리’는 처음에 ‘팔백리’로 되어 있었는데, 발표할 당시 고쳤다고 한다. 작자의 “서러운 정서가 감정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거리”가 ‘삼백리’라는 것이다. 제4연은 조지훈의 「완화삼」에서 따온 것으로, 붉게 타는 저녁노을을 술빛에 비유하고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나그네 (한국민족문화대백과, 한국학중앙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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