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시(시화.문예지)

국제PEN광주 제16호(아내의 발)

월정月靜 강대실 2018. 12. 13. 19:08


*게재 문예지

         국제PEN광주

          2018년 11월30일(2018년 16호)

        시 102, 103쪽



아내의 발


길마 무거운 소,

며칠째 드러누워 꼼짝 못하는

머리끝까지 뒤집어쓴 이불자락

-옥 나온 두 발

오롯, 가족들 바람의 고임돌 되어

세상의 질고 매운 것 심연에 묻고

바닥으로 살아온.

구부정한 발가락 거뭇거뭇한 발톱

금이 가 벌어진 발뒤꿈치며

여기저기에 박인 옹이와 굳은살,

도짓소로 살아온 세월의 유산.

한밤, 구도자 고행의 훈장에서

성자의 말씀 들린다

내리 걸어야 할 길을 본다.

두 발이 몰래 흘렸을 눈물 헤아리다

마음속 촛대에 불 밝히고

감사의 뜨거운 경배,

발볼에 기-인 입맞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