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내가 읽은 좋은 시

[스크랩] [좋은 시] 나 혼자서만 /이정하

월정月靜 강대실 2006. 11. 23. 16:00

 

 

 

                

 

 

 

 

 

 

나 혼자서만


이정하


그대는 가만히 있는데

나만 안절부절못했습니다.

그대는 무어라 한 마디도 하지 않는데

나만 공연히 그대 사랑을

가늠해보곤 했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그대를 두고

나 혼자서만 부지런히 사랑과 이별 사이를

들락날락했던 것입니다.


부족하면 채우려고 애를 쓰지만

넘치면 그저 묵묵히 있을 수 있다는 걸

그대 그윽한 눈빛은 내게 가르쳐주었지요.

조용히 지켜보는 것이 사실은

더욱 큰 사랑임을

어쩔 수 없이 난 인정해야 했지요.

 

 

 

출처 : 고향 잃은 나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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