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내가 읽은 좋은 시/2)시인의 대표시

7. 신경림 시/3. 갈대

월정月靜 강대실 2024. 11. 25. 16:54

갈대

신경림


언제부턴가 갈대는 속으로
조용히 울고 있었다.

그런 어느 밤이었을 것이다.
그의 온몸이 흔들리고 있는 것을 알았다.

바람도 달빛도 아닌 것.
갈대는 저를 흔드는 것이 제 조용한 울음인 것을
까맣게 몰랐다.

산다는 것은 속으로 이렇게
조용히 울고 있는 것이란 것을
그는 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