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늘의 시

여름밤

월정月靜 강대실 2014. 9. 10. 10:22

 

여름밤/ 월정  강대실 

 

 첩첩한 산중 산막

오랜 친구 하나 찾아 왔네

먼길 가다 하룻밤 묵고 싶은 길손처럼

소리 소문 없이 들이닥쳤네

기억의 단편은 강 밑바닥

무늬 돌 같이 희미하였네

勤한 별들 기웃대는 하늘 보며

권커니 잡거니 쌓인 회포 풀었네

“잔은 꼭 나가서 들지만

몸은 천하없어도 들어가 눕힌다”고

지새워 소쩍새 노래에 젖으라며

훌쩍 길 나서는 친구,

멀어져가는 등 뒤를 사자봉* 마루

덩두렷이 기다리든 열엿새 달이

졸래졸래 따라나섰네.

 

*사자봉: 필자의 고향 거처 뒷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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