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밤/ 월정 강대실
첩첩한 산중 산막
오랜 친구 하나 찾아 왔네
먼길 가다 하룻밤 묵고 싶은 길손처럼
소리 소문 없이 들이닥쳤네
기억의 단편은 강 밑바닥
무늬 돌 같이 희미하였네
勤한 별들 기웃대는 하늘 보며
권커니 잡거니 쌓인 회포 풀었네
“잔은 꼭 나가서 들지만
몸은 천하없어도 들어가 눕힌다”고
지새워 소쩍새 노래에 젖으라며
훌쩍 길 나서는 친구,
멀어져가는 등 뒤를 사자봉* 마루
덩두렷이 기다리든 열엿새 달이
졸래졸래 따라나섰네.
*사자봉: 필자의 고향 거처 뒷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