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내가 읽은 좋은 시

고인돌의 노래

월정月靜 강대실 2007. 12. 8. 09:49
고인돌의 노래

 

                                   서연정

 

검 하나 오직 들고 무한 시공을 달려온

청동빛 짙은 그리움 알아보지 못하고

그들은 나의 호명을 바람소리라 하였다

 

바위를 쩍, 갈라 호된 마음 꺼내니

흐르는 핏물이 땅에 철철 스민다

그들은 이 흙을 치대 그릇을 구우리라

 

더러 향로가 되면 삼가 제를 모실 때

파르라니 오르는 연기 속에 스미건만

그들은 복 비는 손을 바라볼 뿐이구나

 

다시 천 년을 침묵으로 달려갈까

어느 너덜겅에서 만나게 될 이들이여

돌에도 길이 나는 연유 곰곰 물을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