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읽은 좋은 시/한강 시

30. 한강 시// 피 흐르는 눈 2

월정月靜 강대실 2024. 10. 20. 14:00

30. 피 흐르는 눈 2 


여덟 살이 된 아이에게
인디언 식으로 내 이름을 지어달라 했다

펄펄 내리는 눈의 슬픔

아이가 지어준 내 이름이다

(제 이름은 반짝이는 숲이라 했다)

그후 깊은 밤이면 눈을 감을 때마다
눈꺼풀 밖으로
육각형의 눈이 내렸지만
그것을 볼 수 없었다

보이는 것은
피의 수면

펄펄 내리는 눈 속에
두 눈을 잠그고 누워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