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읽은 좋은 시/한강 시

14. 한강 시//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

월정月靜 강대실 2024. 10. 17. 03:35

14.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
                              
하루가 끝나면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둔다
저녁이 식기 전에
나는 퇴근을 한다

저녁은 서랍 안에서
식어가고 있지만
나는 퇴근을 한다
하루의 무게를 내려놓고

서랍에 넣어 둔 저녁은
아직도 따뜻하다
나는 퇴근을 한다
저녁이 식기 전에

퇴근을 하면서
저녁을 꺼내어
따뜻한 한 끼를 먹는다
하루의 끝에서

퇴근을 하고
서랍에 넣어 둔 저녁을 꺼내면
하루의 무게가 가벼워진다
나는 퇴근을 한다

퇴근을 하면서
저녁을 꺼내어
따뜻한 한 끼를 먹는다
하루의 끝에서
 

'내가 읽은 좋은 시 > 한강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16. 한강 시//어깨 뼈  (0) 2024.10.20
15. 한강 시//2월  (1) 2024.10.17
13. 한강 시//효에게  (0) 2024.10.17
12. 한강 시//조용한 날들  (0) 2024.10.17
11.한강 시// 첫새벽  (2) 2024.1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