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

노점상 할머니

월정月靜 강대실 2024. 5. 29. 21:55

(사진: 인터넷 이미지)

 

노점상 할머니/ 월정 강대실  

 

 

모처럼 만난 손님 접대랍시고  

분위기 찾아 메뉴 골라 소문난 맛집에 가서

낯을 다한 점심을 들고 오는 길목
  

일찍이 혈육 하나에 청상이 된 할머니 

오늘도 올빼미 눈 같은 감시 카메라를 피해 

정류소 옆 길섶에 골판지 깔았다  
  

금방 기어 날아갈 듯 한 푸성귀 몇 가지 

검은 봉다리 봉다리 벌려 놓고 

오가는 발걸음 바라보는 눈길이 짠하다
   

늙수레한 한 여자 주섬주섬 골라 들고는

겸연스레 내미는 배춧잎 한 장

지나가는 내 얼굴 뚫어져라 쏘아보더니  

바람 찬 허리춤에 온정으로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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