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읽은 좋은 시2
서시/ 윤동주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르러
한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안테 주어진 길을
거러가야겠다。
오늘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별, 바람' 등의 자연물을 통해 지은이의 생각을 표현하고 있다. 별은 천상세계에 속하고 바람은 지상세계에 있는데, 시 마지막에 가서 별이 바람에 스치는 것은 두 세계가 만나는 것을 상징한다고 볼 수도 있다. 또 '바람'은 시인의 불안과 고통을 상징하기도 한다. 실제로 시인의 생애를 살펴보면, 시국에 대한 불안, 가정에 대한 걱정, 하숙집을 옮겨야 하는 상황 등으로 무척 괴로워했다.
'한 점 부끄럼 없기를 ~ 괴로워했다'이라는 구절을 통해, 시인의 결벽성을 짐작할 수 있다. 실제로도 윤동주는 결벽성이 있었다. 읽는 책에 좀처럼 줄을 치지 않았고, 마음속에서 시를 다듬는 과정에서 시어 한 구절 때문에 몇 달씩 고민한 적이 있다.
'나에게 주어진 길'은 내가 걸어갈 길로, 인생, 운명, 미래의 소명을 가리킨다. '모든 죽어 가는 것을 사랑해야지'라는 구절을 통해, 시인이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성품임을 짐작할 수 있다. 이는 시인이 크리스천이었다는 것을 알면 구절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우선 나에게 주어진 길이라는 어구는 소명을 받은 자임을 드러내는 기독교적 메타포를 사용한 것이고 모든 죽어 가는 것을 사랑이라는 어구는 기독교의 가장 큰 계명인 서로 사랑하라를 인용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실제로도 윤동주는 남을 헐뜯는 말을 결코 입 밖에 내지 않았다고 한다. 또한 시인의 기독교적 메타포는 십자가(윤동주)를 비롯한 여러 시에서 드러나며 특히 속죄양 모티브를 가장 많이 인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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