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길 / 월정 강 대 실 골목길을 좋아한다풀잎 향 그윽한 들판 오솔길이나갯냄새 물씬 풍기는 바닷길도 좋지만인정이 뭉뚝뭉뚝 묻어나는 골목길이 더 좋다 먼동 트면 서로 먼저 내 집 앞 깔끔히 쓸어새날을 기도의 마음으로 열어서 좋고살살이 어느 틈에 종종걸음 쳐 나와깔깔깔 그림자 쫓는 반가운 인사가 좋다 울담 위로 슬그머니 고개 내민 장미쏟아붓는 새빨간 미소를 만나 좋고삐그시 열린 자그마한 쪽문 사이로주인댁 소박한 일상 들여다보여 좋다성근 울 틈으로 성깔지게 흘러나오는갓난애 보채는 소리 절창처럼 좋고개구쟁이들 모아들어 가댁질치다 쏟아내는해맑은 웃음과 우정이 답쌓여서 좋다 바람길 그늘터 평상에 모여 앉은 이웃사촌도란도란 나누는 구수한 이야기꽃 좋고손님을 맞고 보낼 때에는 대문 앞에 나와주고받는 살가운 정이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