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

사랑을 위하여

월정月靜 강대실 2024. 5. 25. 16:26

 

 

사랑을 위하여 / 월정 강대실

 

 

스산히 낙엽이 뒹군다

한 생 아름답게 살더니

어느새 스르르 스러진 나뭇잎

하이얀 얼굴 지르밟고 고독히 걷는다

바사삭! 바람으로 다시 만나자

새로운 결별의 외마디

내 영혼 채질하는 찬란한 노래여!

결코 아파하지 말자

끝 날까지 사랑으로 보듬자며

속 깊이 큼직한 바위 하나 품고

훌쩍, 성자처럼 미련없이 떠나 왔건만

사랑꽃 꽃눈 하나 틔워 내지 못하고

어스름 강둑에 눈 흘기고 서 있으니

어이 죄 아니랄 수 있으랴

사랑을 노래한다 하랴

꽃잎이 다시 피어날 그 날까지

기어이 돌아서지 않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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