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재 문예지
시학과 시 2019. 봄호. 창간호
발행일 2019년 3월 10일
편집 발행인 이근모
작품세상/시 85, 86쪽
별난 상념/ 강대실
땅 속 중생들 밥 되겠다고
시간에 야금야금 무너지는 나무토막
하산길 질질 끌어와서일까
경칩을 망각한 개구리 한 마리
번뜩이는 삽날이 겁나 얼떨떨해하는데
다짜고짜 등 떠밀어내서일까
봄의 꽃길에 미세먼지 자욱한 것은
삼동을 함께하자 불러들여
갓 고갯마루 넘은 분화들 파르르 내쫓아
덜덜 떨게 해서일지 몰라
복 들어오라 서둘러 열어 둔 사립
줄줄이 쪽박 차고 드는 길고양이들
물렀거라 내쫓아서일지 몰라.
로드킬/ 강대실
묵은세배 드리고 어둠 뚫고 가는 길
전조등에 비추인 희끄무레한 형상 하나
급브레이크로 아슬아슬 피하고 보니
로드킬로 정물이 된 길고양이
그냥 버려두고 와서 마음에 밟혀
원단 일깨워 다시 찾은 그 길
조심조심히 다가가자, 주검 옆 웅크리고 있다
풀덤불로 어슬어슬 꼬리 감추는
한 옷 입은 새끼 고양이 한 마리
냉돌 같은 밤 대답 없는 어미 팔 끌며
일어나, 위험해! 얼른 일어나!
가게, 집에 가서 편히 쉬게!
통 울음으로 고추바람 버텼을
길섶에 정차하여 마음속 촛불 밝히고
올 한 해 만 생명들 무사의 복 빌며
저만치 눈물 찍어 훔치는 은행나무 아래
쌓인 낙엽 헤치고 초장 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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