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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길에 받은 편지

꿈길에 받은 편지/ 월정 강대실 야야, 주원이 어멈아!아비가 집으로 와 몸조리 잘 하다 다시 입원을 했다니 무슨 날벼락이냐!한 장이 멀다 하고 지성으로 들러더니발길이 끊어진 지가 길어만 져날마다 눈이 까맣게 들머리만 내다봐지고몽조까지 뒤숭숭하더니만...아무튼, 네가 고생이 많다자고로 긴 병에 장사 없다고 했다특히 네가 끼니를 에우는 일 없이제대로 챙겨야 한다, 안 지치게원체 의지가 강철 같아 쉬이 털고 일어날 거다그리고 지금은 용한 의사도 좋은 약도 많지만큰밭 감나무 아래 머위가 효험이 좋단다뿌리를 차로 끓여 상복하도록 해 보아라하루 속히 완쾌해 우리 몫까지 살면서두 손자 동재로 만들어 손부까지 꼭 봐야 한다너희들 옥작옥작 살게 도와 달라고네 아버지랑 기도 더 많이 할란다, 이제는고맙다.초2-812202..

오늘의 시 2024.10.27

감사한 도선생께

감사한 도선생께 / 월정 강대실  두 발로 지구를 받치는 사람이라면어느 누가 군침 삼키지 않을 수 있으리오처마 밑 맛깔스레 익어 가는 곶감을 보고는. 유년의 아슴아슴한 기억 속 아버지 흉내 내 감 깎아 꿰어 즐빗이 매달아 놓고 보니그 연출 하도 순수하고 예술 바로 그 자체라이리저리 사진 찍어 자랑쳤지요 볕 좋고 바람 일고 중천에 달이 휘영청해 검붉고 달보드레하니 숙성해 가는데감꼬치 곶감 빼 먹듯 한다는 말 되새기며춘향이 한양 도령 기다리듯 완숙을 기다리지요 가을 나들이 나선 도선생 뜬금없는 선경에 솔깃이 도지는 곶감 서리의 추억 농막의 길손 되어이마 앞 두고 보자니 마음이 혼미해졌겠지요  참으로 요상하고 감사한 도선생!얼마나 끌끌하고 점잖으시면, 더도 아닌꼭 두 꿰미만을 왼손에 쥐셨나요, 금줄을 친 듯도..

오늘의 시 2024.10.27

사랑의 두 얼굴

사랑의 두 얼굴 / 월정 강대실 이제 그만 동거 끝내자고거실 꽃분 남창 아래로 내놓으며, 문득생각을 해 본다 내 사랑의 두 얼굴.아비 아들 범벅 금 그어 먹는 건 아니되두 아들 어느새 자라 앞산도 들쳐 멜 만하여책가방 내려놓게 되면 다음 날 부터는눈앞에 얼씬도 말라 이르곤 한.성미 칼칼한 바람 기웃거린다 싶으면유난히도 호들갑을 떨며 거실로 맞아들여삼동을 눈 맞추며 고운 꿈 키우다햇살의 은사로 꽃 피워 고운님 모셔라며진자리 마른자리 골라 돌보는.선뜻이 파도 더 센 인해로 뛰쳐나가허위허위 나래치는 모습 안타깝기도 하지만머잖아 태산준령을 맨발로 넘어야 하기에뒤를 받칠 건 맵고 쓰거운 훈계와지금껏 바쳐 온 붉은 정성을 다한 기도뿐어찌 못할 야누스 같은 내 사랑의 두 얼굴.초2-821

오늘의 시 2024.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