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

가을 산

월정月靜 강대실 2024. 11. 11. 09:15

(사진: 가을 산)

가을 산월정 강대실

 

                               

저 높은 산 상상봉 멧부리

아스라한 벼랑 끝에, 덩그맣게 

내 목마른 영혼 내려놓을 수 있다면

 

울컥울컥 피 울음 토악질해

그 서글픔 이 산 저 산에 저토록   

영롱한 꽃등으로 피워 내걸고

 

나무처럼 계절 모른 기도로

칼바람 진눈개비, 의젓이 언 강 건너 

주저 없이 사랑의 나래 펼치련만

 

돌아보면 볼수록 이제는

사랑도 미움도 그리움도 안개처럼 덧없고

기다란 그림자 찬란히 서러운 석양녘

 

타고 몽당비만큼 남은 여정이라도

가을빛 속 또 다른 영롱한 빛이 되어

절름절름 걸어서라도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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