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

나눔의 행복

월정月靜 강대실 2024. 11. 9. 12:08

(사진: 인터넷 이미지)

 

나눔의 행복/ 월정 강대실  

 

 

반백 년 부초같이 흐느적거린 불초

향촌 아래뜸에 구년묵이 세간 부쳐 놓고

속죄의 삽질 묵정밭 일으켜 심었지요

감 대추랑 배 매실 사과...... 빼곡히

 

몸에 안 배어 가다가는 각다분하기도 하고

여기저기에 적신호 욱신욱신해도

이슬 머금은 흙내에 불끈 힘이 솟는 오뚝이

하루가 멀다고 발자국 소리 내지요

 

감나무 시득부득 노름한 꽃 진 자리마다

가지가 휘어지게 주먹감 흔전만전 매달고

갈바람 단맛 빨갛게 들이지요

 

맏물은 원매 기다린 지인들 보내고

원근처 사양지심의 정인들 챙기고 나면

내 차지는 이내 비뚤고 새들이 쪼아 댄 거에다

더 못 나누어 섭섭한 이웃들이지요

 

하지만, 유년 적 동지죽 먹으면 싣고 나갈

토방 위 쟁여진 나락가마니 들쳐 메 보이며

싱글벙글하던 박 씨처럼 행복 넘실하지요.

 

초2-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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