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의 행복/ 월정 강대실
반백 년 부초같이 흐느적거린 불초
향촌 아래뜸에 구년묵이 세간 부쳐 놓고
속죄의 삽질 묵정밭 일으켜 심었지요
감 대추랑 배 매실 사과...... 빼곡히
몸에 안 배어 가다가는 각다분하기도 하고
여기저기에 적신호 욱신욱신해도
이슬 머금은 흙내에 불끈 힘이 솟는 오뚝이
하루가 멀다고 발자국 소리 내지요
감나무 시득부득 노름한 꽃 진 자리마다
가지가 휘어지게 주먹감 흔전만전 매달고
갈바람 단맛 빨갛게 들이지요
맏물은 원매 기다린 지인들 보내고
원근처 사양지심의 정인들 챙기고 나면
내 차지는 이내 비뚤고 새들이 쪼아 댄 거에다
더 못 나누어 섭섭한 이웃들이지요
하지만, 유년 적 동지죽 먹으면 싣고 나갈
토방 위 쟁여진 나락가마니 들쳐 메 보이며
싱글벙글하던 박 씨처럼 행복 넘실하지요.
초2-8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