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에 띄운 편지/ 월정 강대실
울 밖 한쪽에 슬슬 뿌린 푸성귀
시나브로 들과 산으로 퍼져나가
문 열면 달래 냉이 참취… 나물거리라니!
볕받이 막에 새끼 치던 짐승
알게 모르게 개구멍 뚫고 뛰쳐나가
나서면 까투리 토끼 멧돼지… 사냥감이라니!
친구, 참말로 재수가 불붙었네 그려
바쁜데 뿌리고 돌보지 않아도
산열매에 칡뿌리 산삼 녹아든 물 먹고
해와 달 별 보고 우둥푸둥 살찐다니
여보게 친구, 꼭 부탁하네!
올여름 죽마고우 탁족회 날 잡히면
연락 주시게, 내도 밥술깨나 먹네 이제는
벼르던 모교도 가보고 어우렁더우렁
한 사나흘 고향 명소 못 본 데 가슴에 담고
틈틈이 나물 캐고 사냥도 넉넉히 하세
먹거리 넉넉히 해서 계곡물에 둘러 앉아
친구네 잘 익은 가양주도 곁들이어
권커니 잣거니, 한 턱 단단히 냄세 내가.
초2- 8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