앉은뱅이꽃/ 월정 강대실
발길 뜸한 데다 제 발 스스로 묶고
고난과 역경 억척스레 버티며, 한생
감사와 염불로 사는 앉은뱅이꽃 민들레.
새해 들머리 꽃샘바람 앙칼지게 대들어도
천지 만물 넘치는 새 소망 발원하며
봄의 길목에 샛노란 꽃등 보시하는
남의 꽃자리 넘보는 일 없이
날개는 접어 땅바닥에 납작 몸 낮추고
쇠심줄 같은 명줄 내리뻗는 민초
땅기운 공덕으로 받아 연신 피운 별꽃
꽃대 받쳐 올려 기도하다
이유 없는 밟힘도 업고로 믿고 합장하는
어느 결 여물인 호호백발 두상 위 씨알
바람의 날개 기다려 홀홀 떨쳐 보내고
일체 만물이 다 공임을 실천하는.
한생이 깨달음의 향기 농농한 법문
보면 볼수록 영락없는 보살
올봄도 광명 바라 묵언 수행 중이다.
초2-830
2023. 3. 29.
(앉은뱅이꽃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