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시詩/월정 강대실
앞내 허리 조아린 풀섶 아래
굽이굽이 흐르는 물굽이
나를 보란 듯 세상 가장 낮은 곳 찾아
재잘재잘 잘도나 흘러간다
그러나, 詩와 그 변방을
서성인지 오래 된 내 詩는
한 발짝도 아래로 내려놓지 못하고
내 만족이나 위안이나
구원의 도구가 되었다
부여안고 끼적끼적
앞서기는커녕 뒤따르기도 버겁지만
그냥, 팔자소관이려니 하고 오늘도
詩를 쓸 수밖에…
나를 지키기 위해서 앞으로도 줄곧
이 미친 시 농사 짓으리라
산 밑에 흙집 지어 이사할 그때까지.
초2-756
2017. 01. 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