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 엄니2 / 월정 강대실
훈풍에다 가끔씩 꼬순내 묻어오는데
헐떡이며 한 마름 넘더니 어인 일로
처마 끝 낮 달 따라 훌쩍 떠나신.
허리띠 졸라매고 하늘 누우런 봄이면
사립 앞 고샅에 끊이지 않는, 앞도랑에서
벌컥벌컥 맹물 바가지로 허기를 때운 발길들
윗골, 당산 거리, 동구 밖 천둥지기 나고 드는
북실이 엄씨 지실댁 한골댁 ……
발소리 쫓는 꺼멍이 짖는 소리 들리면
고래고래 불러서 부엌에 데리고 가
‘식기 전에 얼른 먹어’ 꾹꾹 밥을 만 양푼 디밀고
속살 드러나는 남루까지 갈아입히신
보내 놓고는 안쓰러워 혀를 끌끌 차신 울 엄니
주머니 없는 단벌옷에 빈손으로 가셨으니
못 나누어 얼마나 애가 타는지 몰라, 지금은.
초2-788
2020. 5.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