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

울 엄니2

월정月靜 강대실 2024. 7. 30. 08:54

(사진 : 인터넷 이미지)

울 엄니2 / 월정 강대실

 
 

훈풍에다 가끔씩 꼬순내 묻어오는데

헐떡이며 한 마름 넘더니 어인 일로

처마 끝 낮 달 따라 훌쩍 떠나신.

 

허리띠 졸라매고 하늘 누우런 봄이면

사립 앞 고샅에 끊이지 않는, 앞도랑에서

벌컥벌컥 맹물 바가지로 허기를 때운 발길들

 

윗골, 당산 거리, 동구 밖 천둥지기 나고 드는

북실이 엄씨 지실댁 한골댁 ……

발소리 쫓는 꺼멍이 짖는 소리 들리면

 

고래고래 불러서 부엌에 데리고 가

‘식기 전에 얼른 먹어’ 꾹꾹 밥을 만 양푼 디밀고

속살 드러나는 남루까지 갈아입히신

 

보내 놓고는 안쓰러워 혀를 끌끌 차신 울 엄니

주머니 없는 단벌옷에 빈손으로 가셨으니

못 나누어 얼마나 애가 타는지 몰라, 지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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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5.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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