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재 문예지
광주문학
2019년 6월 27일 발행
2019 여름/통권 91호
시 60쪽~62쪽
산을 바라봅니다
왠지, 산이 그리운 날 있습니다
버릇처럼 마음이 숙어져
먼 산 바라볼 때가 있습니다
욕망의 구렁에서 허우적이다
한없이 내가 부끄러울 때는
산을 바라봅니다
지족을 아는 산이 좋아
오뇌의 동아줄에 꽁꽁 옥죄여
한없이 내가 나약해질 때는
산을 바라봅니다
흔들리지 않는 산이 부러워
세월의 갈피에 놀빛 스며 들고
한없이 내가 허망해질 때는
산을 바라봅니다
계절을 부둥키는 산이 되고파
외길로 앞만 보고 걷다가
아무래도 잘못 간단 생각이 들 때는
먼 산을 바라봅니다
도반 삼고 새길 함께 닦고 싶어.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
생사의 벼랑 끝 톺아올라
바람의 독경 소리에 좌선으로
생을 이어 온 너, 벚나무
빛살이 엉클어진 가지
사념 씻은 빈자리에
긴긴 기다림의 보답으로 꽃 피워
오늘은 또
선문답이라도 하듯 허공에
하르르 하르르 꽃잎 날려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을 설하는데
실오리만 한 마음 한 자락
못 내려놓고 발아래 꽃그늘에서
마냥 호사를 누리는 이 무지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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