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 찾는 노인장/월정 강대실 아동들 자지러지는 웃음소리 간간이 창을 넘어 질러오는 정오의 텅 빈 운동장 한 켠 긴긴 세월의 상흔 온전히 부둥켜안고 교계 지켜 서 있는 버드나무 휘늘어진 가지 아래 불언의 위로 주고받으며 긴 벤치에 석불처럼 앉아 있는 소복단장에 중절모 쓴 하이얀 노인장 무슨 회상에 저리도 깊이 젖었을까 ‘왜 아이들이 하나도 안 놀아!’ 눈자위보다 더 깊은 기다림 아직도 잊히지 않는 초립동 시절 아련한 그림자 찾아 나왔을까 뛰노는 학동들에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