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

사랑하다 죽다

월정月靜 강대실 2024. 7. 14. 21:17

(사진: 인터넷 이미지)

 

사랑하다 죽다/ 월정 강대실

 

 

딱 걸렸다!

삼복염천 버얼건 대낮

꽃밭 솔개그늘 밑에서 한창 몸 섞다.

 

어럽쇼!  

시새움이 난 발걸음 살금살금 다가가자

웨에엥 자웅 한 몸이 된 채로

용을 쓰는 겹 날갯짓

 

뙤약볕 꽃밭 휘 둘러보더니

흘긋, 왜 이리 쌩이질이야!

방울눈 흘기며 저 건너로 웨에에엥

 

괘씸한 것들 이라고

죽어도 사랑하다 죽겠다 이거지

어디 그런가 보자!

 

열이 받친 발걸음 다시 살금살금

겨냥한 막대기를 용코로 내려치자

갈쌍갈쌍한 눈개뿔도 모른 머저리가!

 

마음의 귀 찢는 흠구덕 위로

맞달려 땅에 나자빠지는 왕파리 한 쌍

황홀한 사랑의 종말

 

뚝뚝 먹구름이 흘린 눈물방울.

 

초2-720

2008. 7.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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